맛 깔 난 역사 기행

풍부한 배경지식과 구수한 입담으로 참가자들을 사로잡는 역사해설가 ‘마파두부’ 정옥승 선생님의 경주 유적 탐험기. 정옥승 선생님은 부산교육연구소 부소장을 지냈고, 소장을 지냈던 이미식 교수도 엮은이로 참여하였다.

[사설] 기초학력 저하, 학교 줄세우기로 풀 문제 아니다

서울시의회가 15일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지역별·학교별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학력 보장 지원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다. 앞서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조례안이 위법적 소지가 있다며,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기로 한 바 있다. 기초학력보장법을 따르도록 돼 있는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내용은 지방의회 조례로 정할 일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서울시의회가 의장 직권으로 공포 절차를 밟아버린 것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재의결한 조례를 교육청에 이송한 뒤 교육감이 5일 이내 공포하지 않으면, 지방의회 의장이 직권으로 이를 시행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서울시교육청은 조만간 대법원에 해당 조례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다.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학교 교육과정을 습득하기 위한 기초적인 학력 수준을 갖췄는지 살피는 것으로, 지필평가와 관찰, 면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기초학력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세부 사항은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감이 정하고 있다. 그동안 평가 결과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학교별로 관리해왔다. 서울시의회는 진단검사 결과가 공개되면 기초 학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학교별로 비교가 되면 학교장과 교사가 알아서 공부를 시킬 것이라는 논리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학습결손으로 기초학력 수준이 저하된 점도 명분으로 삼는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으로 꾸려진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회’가 이번 조례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학교별 결과 공개는 자칫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하고 줄세우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집 방식에서 전수평가로 바꿨다가, 학교 간 등수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이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초등학생에게도 시험에 대비해 밤늦게까지 보충수업을 시키거나 상위권 학생에게 상품권을 지급하는 파행이 잇따랐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어, 이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삼으려는 의도는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번 조례는 본래 목적인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원에도 도움이 안 된다. 열악한 가정환경 등 여러 요인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도우려면, 성적 공개가 아니라 전담 교사와 맞춤형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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