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 체육 ‘즐거운 생활’서 분리… 교사들은 “반대”

국교위, 체육 교과 신설 방안 과반수 통과
1989년 통합 교과 운영 이후 35년 만에
교사노조 “통합 교과 운영이 바람직” 반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수업에 ‘체육’이 별도 과목으로 생긴다. 체육·음악·미술을 통합한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분리돼 운영된다.

교육부는 초등학생들의 체력 향상을 위해 체육 교과를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초등 교사들은 전인적 교육을 위해서는 통합 교과 내 운영이 바람직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향후 진행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초등 1·2학년 학생의 교육 과정 중 체육 교과를 신설하기로 지난 26일 결정했다. 이날 국교위 회의에서는 위원 17명 중 13명이 참가해 찬성 9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체육 교과 신설안이 통과됐다.

이번 체육 교과 신설안은 교육부가 지난해 10월 국교위에 상정을 요청한 것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이후 청소년들의 비만과 체력 저하 문제가 심화됐다”며 체육을 별도 교과로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체육이 통합 교과에서 분리된 것은 35년 만이다. 교육부는 제5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1989년부터 현재까지 초등 1·2학년 학생들에게 체육과 음악, 미술을 통합 교과 형태로 운영했다. 해당 내용은 2022년 12월 확정된 개정 교육과정에도 포함돼 있다.

교육부와 국교위는 학생들의 체력 향상을 위해서는 체육을 별도 교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국교위 이배용 위원장(전 이화여대 총장)은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신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신체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도 체육을 별도 과목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육이 별도 교과로 실제 운영되는 것은 2~3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교육과정 개정은 기초 연구와 교과서 제작이 필요하므로 실제 변경까지는 2~3년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초등 교사들은 체육 교과 별도 운영에 반대하고 나섰다. 개정이 끝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불과 1년 4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초등 1·2학년 학생의 전인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통합 교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초등교사노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초등교사 6666명 중 91%는 현행 통합 교과인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을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부산교사노조는 “교육부가 학교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도 없이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운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다시 교육 과정을 변경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부산교사노조 측은 “현재의 ‘즐거운 생활’ 과목 안에서 체육 시간을 더 늘리면 가능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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